명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에,

도둑이 어린이를 인질로 잡고 창고에 들어가 숨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나가던 가난뱅이 사무라이가 머리를 깎고 스님으로
변장한 후 ‘배가 고플 텐데’ 하면서,

도둑에게 주먹밥을 넣어 주고, 방심한 사이에 도둑을 처치해
인질을 구출해 낸다는 이야기랍니다.

인질이 등장하는 영화는 많은데, 브루스 윌리스는 인질극의
단골 해결사이며,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에어포스 원’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인질범들과 맞대결을 벌인다는 상식 밖의
설정을 하고 있을 정도랍니다.

인질은 북구신화에도 나오는데, 반 신족와 아스 신족이 싸운 끝에
아스갈드 왕국에 보낸 인질은 니외르드와 프레이, 프레이야인데,
헤니르와 미미르는 아스 신족이 보낸 인질이랍니다.

왕이나 태자가 인질이 된 일은 우리 역사에도 나오는데...

고려 24대왕 원종은 태자 시절에 몽골에 인질로 가 있다가 선왕
사거 후에 귀국해 왕위에 오른 왕이랍니다.

이후 충선·충수·충혜왕도 마찬가지이며 조선조의 인조도 병자
호란 때 태자를 청에 인질로 보냈답니다.

인질사건 중 인질 수가 가장 많았던 사건은 2002년 10월 23일부터
3일간 계속된 체첸공화국 독립파 무장 세력이 벌인 모스크바 극장
점거사건입니다.

42명의 무장 세력이 모스크바 중앙에 있는 도브로프카 뮤지암에
침입, 관객 922명을 인질로 잡고 러시아군의 체첸공화국 철군을
요구하고 나섰답니다.
 
러시아는 특수부대를 투입해 총격전 끝에 무장 그룹 전원을 사살했으나
인질도 129명이나 가스에 중독돼 사망하는 불행한 사건이었습니다.

해외 주재자나 여행객이 늘면서 무장단체나 반군 등에 납치되어
인질이 되는 한국인이 늘고 있는데,

이라크 인질사건과 나이지리아 반군의 대우건설사원 인질 사건,
아프칸 텔레반의 한국인 인질 사건, 그리고 소말리아 해적 등이
바로 그런 예랍니다.

인질 사건은 인질의 생명을 담보로 정치적 요구나 금품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질의 안전이 초미의 과제가 되는데...

협상 중재를 위한 ‘네고시에이터(교섭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답니다.

1996년 미국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헨리 로스 페로는 1979년
이란 혁명 때 인질로 잡힌 자기 회사 사원을 구출하기 위해
전역 군인들을 고용해 구출에 성공한 일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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